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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뮤지엄 <YOUTH> 展을 향해 돌직구 날리는 관람기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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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디뮤지엄 을 향해 돌직구 날리는 관람기

                     By 홍연진 (스토리텔러)

청춘은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주제이다. 누구나 거쳐야만 하는 이 청춘은 아름다운 동시에 슬프고, 빛나는 동시에 어두운 시기이다. 때문에 디뮤지엄에서 개최되는 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의 광고를 보고 설렜던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눈부신 야경을 배경으로 날갯짓하듯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한 소녀의 모습은 필자를 디뮤지엄으로 이끌었다.  

평일이었음에도 미술관 앞에는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긴 줄이 있었다. 대부분 10대부터 30대까지의 젊은이들이었다. 일반적인 미술 전시회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었다. 걱정 반 기대 반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미술관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한 시간 반 정도 관람을 한 후에 미술관 밖으로 나왔다. 그래서 전시가 어땠냐고?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참고하자면 자유, 반항, 순수, 열정 등 유스컬처(Youth Culture)의 다양한 감성을 새로운 방식과 시각으로 선보이는 전시였다. 하지만 이런 형식적인 표현을 걷어내고 냉철한 관람객으로서 느낀 솔직한 후기를 들려주고 싶다.

 

1.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독특한 전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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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뮤지엄은 ‘여기 미술관 맞아?’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신선한 전시 구성을 선보였다. 일탈하고 방황하는 청춘을 표현하기 위해 1층 전시회장을 버려진 공사장으로 탈바꿈했다. 서로 어긋나있는 철근들이 머리 위에 있고, 작품들은 철장에 무질서하게 걸려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에 거친 문구의 네온사인 작품과 화려한 색감의 영상물이 길을 밝혔다.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로 인해 클럽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2층은 전시 주제가 ‘아름다운 청춘들의 가슴 떨리는 순간’으로 바뀌면서 일반적인 전시회처럼 밝은 분위기를 띠었다.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노랫말이 작품 옆에 쓰여 있어서 감성을 자극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2. 청춘을 잘 담아낸, 다양한 종류의 뮤지엄샵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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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과 바로 이어진 곳에 있었던 뮤지엄샵은 상품을 둘러보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다른 전시회의 뮤지엄샵과는 달리 상품의 종류가 다양했다. 엽서, 전시도록, 포스터뿐만 아니라 애나멜 핀, 키링, 에코백, 핀 버튼, 핸드폰 케이스 등 실용적인 상품들도 많았다. 디자인의 초점은 전시의 기획 의도였던 청춘의 일탈, 방황, 도전에 맞추어져 있었다. 페인트로 거칠게 쓴 글자와 괴상한 아이콘, 선명한 보색 등을 활용하여 키치(kitsch)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필자의 취향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지만, 청춘을 각양각색의 실용품에 담아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했다.

☹-1. ‘청춘’이라는 용광로에 다 몰아넣으면 장땡?

디뮤지엄의 인테리어와 전시 구성은 독특했지만, 청춘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보니 한 작가와 작품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28인의 작가가 참여했다고 했는데, 기본적인 작가 소개와 간략한 작품 설명이 생략되어 있어서 개개인의 특징을 파악할 수 없었다. 그저 청춘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두루뭉술한 느낌만 있을 뿐이었다. 심지어 1층 전시회장은 어두워서 관심을 가지지 않고 보면 작품을 벽면에 걸린 장식품으로 오해할 수도 있었다. 일부 작품은 정확히 어떤 부분이 청춘과 연결되는지 알 수 없었다. ‘작품이 미적으로 아름답거나 자극적이면 희미한 연관성만 있어도 전시해놓은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2. 디뮤지엄이 아니라 디스튜디오?

전시를 오픈하기 전부터 미디어상에서 주목을 받았던 전시였던만큼 관람객이 정말 많았다. 사실 관람객의 수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줄을 서면서 보는 것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모두 질서를 지키며 조용히 관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展은 많은 관람객과 그들의 태도로 문제가 있었다. 전시장은 SNS에 업데이트하기 위해 인증샷을 찍으려는 무리와 셔터 소리로 가득 찼다. 작품을 제대로 보고 싶었지만 본인의 사진을 찍기 위해 가리는 사람들로 인해 그럴 수 없었다. 무음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 예의임에도 불구하고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태프들도 저지하지 않았다. ‘여기가 미술관이 아니라 스튜디오였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展이 기존 미술 전시의 틀을 깬 것은 분명하다. 여타의 정적인 전시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전시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뮤지엄샵을 거쳐 나오는 순간까지 자유롭고 활기찼다. 또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의 공통적인 주제로 묶은 것도 신선한 시도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렇기에 순수하고 아름다운 청춘을 느끼고 싶다면 가 볼 만한 전시다.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무언가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실망할 법도 있다. 가볍게 즐기는 마음으로 청춘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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