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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사치갤러리의 '스타트 아트페어'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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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스타트(Start)' 아트페어

런던 사치 갤러리, 신진 예술가들의 등용문

 

임용훈(객원 에디터/브루넬대학원 인클루시브디자인 박사과정)

지난 9월, 런던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50년만에 찾아온 가을 늦더위로 뜨거운 초가을 밤을 선사했다. 이런 와중에 이보다 더한 열기로 달아오른 곳이 있었는데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치 갤러리 (Saatchi Gallery)가 바로 그곳이었다.

이곳에서는 9월14일 부터 닷새동안 '스타트(START)' 라 불리는 특별한 전시가 열렸다. 시작을 뜻하는 단어 'Start' 와 예술을 뜻하는 'Art' 로 이루어진 이 아트페어는 다음 세대를 대표할만한 떠오르는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그 명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페어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 전과 비교해 더욱 많은 아시안 예술가들을 선보였다는 것인데, 이들은 아시아 전역에 걸쳐 베이스를 두고 활동 중이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스타트의 총괄 디렉터 니루 라트남(Niru Ratnam)의 설명이다.

전시 부스를 돌아 다니다 보면 이러한 많은 아시안 예술가들 중 종종 한국 예술가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들 중 몇몇과 이야기 나눌수 있었고, 여기에선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IMG_7665 (김명규 작가).JPG

< 사진출처 = 객원에디터 임용훈 직접 촬영 > 

첫번째로 만나본 작가는 국내에서도 독특한 화풍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페인터 김명규 작가이다. 김명규 작가와의 대담을 통해 그의 작품에 대한 설명 보다는 작가의 가치관이나 철학 등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그는 스스로의 작품활동에 대한 의미를 "작가다운 일을 하는것에 있다"고 말한다. 작가가 어떠한 생각과 감성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의 작품들을 통해 제시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그가 생각하는 작가다운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이러한 관념을 통하여 완성된 작품들에 스며있는 작가의 의도는 작품이 품고 있는 수십가지의 해석 중 하나의 파편일 뿐"이라고 덧붙인다. 그러므로 관람자들이 단순히 그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작품에 대한 그들 스스로의 느낌과 해석을 작가와 공유하며 소통하는 것에 더 큰 재미와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그의 작품활동과 이러한 전시가 갖는 의미에 대해 그와 견해를 나누던 중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해 보았다. 작가에게 있어 작품이란 보는 이들과 작가와의 소통을 이루어 주는, 현시대의 SNS와 같은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윤희 작가).jpg

< 사진출처 = 객원에디터 임용훈 직접 촬영 > 

두번째로 만나본 작가는 독특한 형태와 이야기를 담은 도자기 작품으로 관람자들의 눈길을 끌어당기고 있던 이윤희 작가였다. 무심코 지나가던 중 그녀의 작품을 접하였을때 도기 속에 담긴 기하학적 이면서도 아기자기한 디테일을 도자기로 구현 하였다는 점에 처음 놀랐고,  그 하나 하나의 작품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서사시인 단테의 신곡 (神曲, La Divina Commedia) 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 본연의 해석이라는 점이 다시한번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그 하나 하나의 작품이 신곡 속 한장면 한장면이라니, 책을 읽어본 이라면 그녀의 작품과 본인이 상상한 신곡 속 세계를 비교하여 보는것 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침 신곡속 지옥편을 묘사한 보티첼리 (Sandro Botticelli)의 ‘지옥의 지도 (The Mappa dell’Inferno)’ 를 소재로 사용한 덴브라운 (Dan Brown)의 소설 인페르노 (Inferno)도 동명의 영화로 개봉을 한다니, 개인적으로 더욱 관심이 갔다.

이러한 독특한 소재와 작품들 외에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작품의 해석에 대한 그녀의 자세였다. 그녀 또한 위에서 언급하였던 김명규 작가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작품들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을 낳고 그것을 접하는 것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는 곧 그녀의 작품이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해 준다. 

이러한 몇몇 작가들과의 대담과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의견이지만 필자가 알고 있는 작가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세계가 견고하게 지어져 있고, 그것이 그들의 작품세계를 형성하는 기틀이 된다고 본다. 그리고 몇몇 작가들은 그 세계를 벗어나 다른 이들과 수다 떠는 것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한번 그들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그들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하여 이야기 할때면 그들은 마치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이처럼 즐겁게 이야기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듯 작품은 작가가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의사전달 매체이며 그들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직, 간접적으로 이 플랫폼을 거쳐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편안한 마음으로 어깨에 힘을 빼고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도 너무나 좋다. 하지만 때론 작가가 만든 그 세계속으로 한발 더 내디디고, 나 스스로 마치 셜록이라도 된양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추리해 보고, 기회가 된다면 그것을 가지고 작가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적극 시도해 보는 것도 신나고 흥미로운 일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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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관련 홈페이지

START        http://startartfair.com
Saatchi gallery     http://www.saatchi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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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훈은 제품/산업디자인과 디자인 전략과정으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의 브루넬대학교에서 인클루시브디자인리서치그룹(Inclusive Design Research Group)의 일원으로 디자인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인클루시브디자인이란 흔히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또는 ‘디자인포올(Design for all)’로도 잘 알려진 디자인 어플리케이션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적용이나 특화된 디자인 없이도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사용(접근)하기 용이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을 말한다임용훈은 이러한 인클루시브디자인에서 고려되어야 할 비육체적 요소들 즉, 심리 또는 사회적 요소들을 밝히고 제안하는 것에 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아울러 동 대학 석사 과정의 강사 및 영국 최대 비영리 성인교육단체인 WEA(Workers Educational Association)의 디자인과목 강사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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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위크#칼럼#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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