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 올림픽, 광고 금메달은 ?
남우리(객원 에디터 /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리 고백할 게 있다. 난 올림픽도, 월드컵도 싫다. 스포츠엔 딱히 관심도 없을 뿐더러, 이 기간엔 내가 좋아하는 TV 드라마가 경기 중계에 밀려 결방되는 일이 허다하니까. 올해도 몇몇 드라마의 결방소식에 아주 짜증이 난 상태다. 게다가 광고 대행사에 다니면서 올림픽은 나에게 야근의 동의어가 되었다. 대다수의 브랜드가 기존의 광고 제작 스케쥴과 별개로 ‘올림픽 특별광고’를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 신입사원일 땐 꽤나 궁금했다. 스포츠 관련 브랜드가 아닌데, 어떻게 올림픽을 활용해 그들 브랜드의 광고를 만드는 지. 하지만 이젠 안다. 광고에 불가능은 없다.
방법 하나, 올림픽의 색을 품은 광고
Samsung Galaxy S7 edge Olympic limited edition official launch film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Samsung mobile)
삼성 갤럭시는 리우 올림픽을 겨냥해 일찍부터 올림픽 에디션을 제대로 준비한 브랜드 중 하나다. 갤럭시 S7 edge의 디자인을 살짝 변형해, 오륜기 다섯가지 색상을 담아 내놓은 것. 런칭 광고도 미니멀한 검은 배경에 오륜기의 컬러감만 눈에 띄어 심플하게 ‘올림픽’이 느껴진다. 여러 매체를 통해 디자인을 보니 예쁘긴 하지만 누가 사서 쓸까 싶었는데, 리우 올림픽 무선통신분야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의 힘으로 1만 2,500명의 올림픽 참가 선수 전원이 쓰게 되었다. 게다가 선수들이 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개막식을 촬영까지 했단다. 색만 품은 줄 알았더니 선수들 모두를 품은 삼성, 멋지다.
맥도날드 리우1955버거 편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한국 맥도날드)
40년째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맥도날드도 ‘리우 1955버거’라는 올림픽 에디션 버거를 출시했다. 광고에서 미니멀한 검은 배경에 컬러를 강조한 건 삼성전자 갤럭시와 꽤나 비슷하다. 삼성은 오륜기에, 맥도날드는 좀 더 개최국인 브라질에 초점을 맞춘 컬러로 구성했다는 것이 다른 점. 하지만 난 이 광고를 좋아하진 않는다. 스마트폰은 비싸서 못샀지만 리우 1955버거는 내가 직접 먹어봤는데, 광고에서 느껴진 바와 달리 그것이 굉장히, 아주 굉장히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법 둘, 자신의 색을 입힌 올림픽 광고
대한항공 리우올림픽 편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Korean Air)
대한항공 인천아시안게임 편, 대한항공 소치올림픽 편 (사진 출처 = 유투브 채널 Korean Air)
방법 셋, 올림픽의 감정을 제품의 스펙으로
코카콜라 리우올림픽 편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Coca cola)
리우올림픽 최고의 광고를 뽑으라면, 난 거침없이 코카콜라다. 올림픽 최고의 영예, 금메달의 느낌을 코카콜라의 스펙으로 영리하게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뻥- 제품을 여는 상황을 금메달의 ‘짜릿한 전율’로 치환하며, 올림픽 선수들이 신나서 뻥-뻥- 점프하는 장면과 이어붙인 센스가 하나. 제품을 연 후 탄산에 의해 방울이 위로 톡톡- 튀는 상황을 “끓어오르는 열정”이라고 치환하고 수영장에서 선수가 뛰어들 때 생기는 물방울과 이어붙인 노련함이 둘이다. 덕분에 코카콜라를 열어 목넘김을 할 때 느껴지는 그 쾌감이 금메달을 땄을 때의 그 감정처럼 극대화되는 것. 올림픽과 제품,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서운하지 않게 잘 잡은 좋은 광고라고 생각한다.
이런 방법도 있어요, 자신의 콘텐츠를 올림픽 콘텐츠로.
모든 브랜드가 매번 올림픽 광고를 만들 시간과 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힘을 들여 광고를 만든다 해도, 소비자가 “노력했구나~ 열심히 봐줄게~.” 라고 생각하며 광고에 집중을 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난 이미 굉장히 성공했을거다.) 이럴 땐 이미 인기있는 콘텐츠를 똑똑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올해의 SBS처럼.
SBS 닥터스 리우올림픽 편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