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허스트의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와 ‘파머시2’
< 사진출처 = newportstreetgallery.com >
혹여 당신이 난해하고 복잡해 보이기만한 예술보다는 논리를 추구하는 리얼리스트라도 상관없다. 당신이 이 갤러리를 꼭 방문해야 할 두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파머시2 (Pharmacy 2)가 답이다. 이름처럼 허스트의 ‘약국’시리즈를 테마로 한 레스토랑으로 허스트가 1998년에 처음 노팅힐에 문을 열었다 2003년 문을 닫은 파머시 (Pharmacy) 를 모태로 13년만에 다시 선보인 것이다.
낮시간에는 갤러리 카페로 커피, 차, 칵테일과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며 저녁에는 영국에서 각광받는 요리사 중 한명인 마크 힉스 (Mark Hix)의 지휘아래 정통 영국식과 유럽식 메뉴를 선보인다.
<사진출처 = 객원에디터 임용훈 직접 촬영 >
이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레스토랑을 우연히 찾은 방문객들마저도 대번에 눈치를 챌 만큼, 내부는 허스트의 숨결을 가득 담고 있는데, Medicine Cabinets (2013년 작) 을 비롯하여 바, 가구, 창문, 심지어 메뉴판마저 그의 작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특히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약들과 화려한 색감의 캡슐들, 그리고 의료기구들로 장식된 바를 보고 있자면 마치 잘 꾸며진 약국에 앉아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향긋한 커피향과 음식 내음이 이런 착각은 부질없음을 일깨워주지만...
신기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연신 탄성을 자아내는 한 커플을 향해 양 팔에 타투가 가득한, 수염을 정성스럽게 꼬아 멋을 낸 바텐더는 “심지어 실제로 해열제 등 약을 살 수도 있는지 묻는 손님들이 여럿 있을 정도”라며 귀뜸해주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사라진다.
지금 런던은 Day Light Saving (썸머타임) 을 적용하여 점점 낮이 길어지고 있는, 그야말로 여행자들에겐 천국과도 같은 Summer season에 접어들었다. 당신이 만약 올여름 런던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개인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는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와 그의 영감이 그대로 묻어 있는, 말 그대로 ‘힙 (hip)’ 한 파머시2 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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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소 Newport Street, London, SE11 6AJ
운영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Pharmacy 2 : 12pm ~ midnight(화~금)/ 10:30am ~ midnight(토)/ 10:30am ~6pm(일))
입장료 무료
홈페이지 www.newportstreetgallery.com / www.pharmacyrestaura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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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훈은 제품/산업디자인과 디자인 전략과정으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의 브루넬대학교에서 인클루시브디자인리서치그룹(Inclusive Design Research Group)의 일원으로 디자인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인클루시브디자인이란 흔히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또는 ‘디자인포올(Design for all)’로도 잘 알려진 디자인 어플리케이션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적용이나 특화된 디자인 없이도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사용(접근)하기 용이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을 말한다. 임용훈은 이러한 인클루시브디자인에서 고려되어야 할 비육체적 요소들 즉, 심리 또는 사회적 요소들을 밝히고 제안하는 것에 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아울러 동 대학 석사 과정의 강사 및 영국 최대 비영리 성인교육단체인 WEA(Worker’s Educational Association)의 디자인과목 강사로도 활동중이다.